8명의 여인들 감상 후기
음.. 어릴 때부터 재밌는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제대로 본 적은 없었던 영화.
결국 오늘 봤다.
자본주의, 이성애주의, 채식주의나 여성주의는 들어봤지만, 동성애주의나 경제주의 이런 건 없지 않는가?
전자는 어떤 사람들의 정치적/집단적 경향 및 프로파간다인 데 반해서
후자는 자연스레 그렇게 되는 것과 아닌 것이 구분되거나 있어도 별 의미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독특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레즈비어니즘이다.
여성주의가 대두하고,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을 만들자! 는 구호 아래,
남성 없이도 살 수 있는 여성의 삶, 정치/경제/사회/생활 및 성까지도 여성끼리 충분하다!
음.. 내 짧은 지식으로는 그런 정도의 의미를 지닌 '구호'이다.
(실제로 이 구호로 레즈비언이 된 여성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기술한 '자립'에 대해선 의미있다.)
아마 이 원작 연극의 작가는 레즈비어니즘에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일단 8명 중에 3명이 다른 여성에 대한 강한 선호를 보여주며,
아빠 없는 아이를 가져온 딸(수종), 혼자 모든 일을 꾸며 갈등을 풀려 하는 자주적인 동생,
이미 남편을 죽였던 할머니와 주인을 유혹하는 하녀들.
이모 오거스틴의 변신은 환상적이다.
한 가족의 뒤에서 한 남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여자'와 '사랑받을 수 없는 여자' 사이에서
후자를 택해야만 했던 오거스틴은 사랑하는 형부를 마음껏 꼬시지도 못하고, 자신의 매력을 억누른다.
(이것은 편지를 쓰고 버리는 형태로 나타난 게 아닐까.) 하지만 형부가 죽은 뒤 그는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자신을 나타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형부에게 너무 아름다워보이면 안된다는 것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키스하는 엄마와 고모의 관계는, 남자들을 사이에 두었을 때 경쟁관계가 되는 여성들이,
그런 남성의 존재가 없을 때 서로 보듬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고.
반전스포주의..랄까 너무 오래된 영화라 별로 관계없으려나?
아마 마지막에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아빠가 진짜로 스스로 죽어버리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되고 자신이 사랑했던 8명의 여자들이 자기 없는 세상에서 살 때에
그곳에 자기가 비비고 들어갈 틈은 없다는 것이 그를 죽게 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가 진짜로 죽었을 때 여인들이 슬퍼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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