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단백 튀김, 콩튀김, 치콩, 내 최고의 간식
by 세로토닌 | 2011년 6월 29일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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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6.28)는 27일까지의 소양교육 및 그 이후의 스케줄, 그리고 늦은 취침으로 인한 피로를 푸는 날이었다.
6시에 잤더니 10시에 알람이 울린다. 시끄러워서 끄고 다시 자려고 했더니 저 알람의 이름이 그냥 일어나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정말 더 자고싶지만 과사 선생님이 전화까지 하셔서 어제 건강보험료 확인해서 다시 말해달라고 했는데 안하면 안되지.. 하는 생각에 건강보험관리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만 20세가 넘는 자녀는 가족회원으로 등록할 수 없지만 여전히 장학금 산정 시에는 부모의 건강보험료 납부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내 이름으로 뽑을 수도 없고 매번 아빠의 양해를 구해서 로그인해야 한다. 이거 하나 보려고 프로그램을 5개쯤 깐 것 같고, 갑자기 화면은 '국가징수포털'로 바뀐다. 정신은 없고 그저 짜증나기만 한다. 심지어 프로그램 설치 때문에 컴퓨터를 재시작해야 했다. 여튼 다행히도 약 20분만에 금액을 확인하고 전화를 드렸고 납부 확인서를 프린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오늘 정말 먹고 싶었던, 치콩 만들 준비를 했다. 치콩은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쫄깃하게 뭉쳐 치킨튀김가루를 이용하여 치킨처럼 튀긴 것인데, 나와 같은 후천적 채식주의자는 치킨에 익숙해진 입맛을 이걸로 대체할 수 있다. 지금까지 얇은 것만 먹어 오다가, 이번에 새로운 형태의 콩단백을 주문했었다. 이걸 까서 볼에 넣고 물을 끓여서 라면에 물 넣듯이 잠기도록 부은 뒤, 소금을 두 숟가락 정도 넣고 적당히 물에 잘 적셔지도록 저은 뒤에 뚜껑이든 쟁반이든 올려놓는다.
이게 이번에 산 콩단백이다.


좀 더 큰건 5개, 작은 건 20개 정도 했다.
(채식나라 등 채식 쇼핑몰들 중에 한 반 정도가 판매하고 있다. 150g에 3500원, 1kg당 15500원 선)
문제는 원래 30분 정도만 불려도 충분한데, 이번에는 6시간을 불렸다는 것이다. 다시 이불에 기어들어가서 자고 일어나니 이미 시간은 오후 4시였다. 불려뒀던 콩단백 생각이 나서 후다닥 주방에 갔다. 아까 부어놓았던 물은 흔적도 없고 6시간이나 열심히 불은 콩단백들이 볼 안에 가득 차 있다. 허허허헣 맛은 어떠려나.
여기에서 콩단백이 들어있던 물은 노란 색으로, 콩단백 특유의 비린내를 함유하고 있으므로 최대한 다 버리는 게 좋다. 먼저 남은 물을 버린다. 그리고 불린 콩단백의 물을 일일이 싱크대로 짜 주고, 차가운 물로 두세 번 씻고 또 다시 짠다. 짜는 일은, 콩단백을 불리는 물 외에 빈 공간을 채우는 물을 빼주는 일이다. 콩단백의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미련없이 꼭 짜주는 게 좋다.
그리고 슈퍼에서 사 놓은 치킨튀김가루를 꺼낸다. 1kg에 5000원 정도인데, 한번 튀길 때 많아야 100g 쓰기 때문에 한 팩 사 놓으면 정말 오래 쓴다. 이건 그냥 튀김가루로는 낼 수 없는 치킨집 치킨튀김의 맛(?)을 나게 해 주는 마법의 가루라고 할 수 있다.ㅋㅋ 후추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간도 다 되어 있다.
콩단백은 물을 짜냈다고 해도 젖어 있기 때문에, 그냥 가루를 부어서 섞어 주며 가루가 표면의 물기에 녹아 붙게 해도 좋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늘을 좀 빻아 넣으면 훌륭한 마늘치콩이 된다. 나는 엄마가 미리 까서 얼린 마늘을 대충 빻아 넣었다. 그리고 약간의 물을 첨가해서 마늘과 치킨튀김가루가 찰지게(?) 콩단백 표면에 붙어있는 형상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튀긴다.
나는 아직 튀김에 자신이 없어 이 부분은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적당한 온도에서 노릇하게 튀기면 된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맛있어 보이는가? 사진이 좀 파랗게 나왔는데... 진짜 맛있다. 지금까지 만든 치콩 중에 최고 b
6시간동안의 숙성(...)은 건조 콩단백을 통조림 콩단백의 질감으로 만들고, 치킨이 부럽지 않을 정도의 맛으로 만들어냈다. 정말 부드럽고 행복한 맛이었다. 앞으로는 자기 전에 불리고 자야지 =3 너무 맛있어서 내일 남자친구한테도 맛보여 주기로.
채식을 시작한 뒤 밀/콩단백 요리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이런 게 없으면 밥상 위에 순식간에 나물과 두부, 현미밥이 올라오는 등 뭔가 육식을 하던 때에 비해 훨씬 덜 쫄깃한 삶을 영위하게 되기 때문이다. 밀단백과 콩단백의 활용은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쫄깃하고 맛있는 요리를 풍부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
하지만 밀단백은 글루텐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질기고, 떡 같아질 때가 있다. 재료에 욕심을 내면 뭔가 통일이 잘 안 되는 등, 만드는 사람의 숙련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이건 얇게 잘라서 구워 먹으면 맛이 괜찮다.)
콩단백은 건조와 비건조가 있는데, 어쩐지 베지푸드 통조림은 밑반찬용이라 그런지 너무 짜고, 베지푸드 냉동식품들은 제대로 해먹어 본 기억이 없다.(바로 먹을 수 있어 일단 채식 제품 중에 가장 비싼 편이라 먹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삼육은 너무 어릴 때 먹어서 잘 모르겠고. 건조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소금과 함께 불린 뒤에 물을 짜거나 하는 등의 과정이 꼭 필요하고, 이 과정을 생략하고 국에 넣거나 뭘 만들거나 하면 콩비린내 때문에 맛을 해칠 우려가 있다.
여튼 콩단백과 밀단백은, 웬만하면 그냥 굽거나 삶으면 되는 고기와는 다르게 진입장벽이 좀 높다. 인스턴트로 구하기도 힘들고. 열의가 있는 사람들도 많은 종류와 시행착오에 지쳐 심지어 채식을 포기하기도 한다. ㅎㅎ
이런 면에서, 채식 홍보는 차치하고 채식하는 사람들이 채식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콩단백과 밀단백 요리에 대한 사람들의 공동 연구(?)와 정보 공유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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