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7 - 2012)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by 세로토닌 | 2011년 7월 2일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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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누라이프에 자주 올라오는 주제 두 가지는 '끔찍한 성폭행의 기억' 과 '예쁜/섹시한 여자 사진/이야기' 정도일 것이다. 후자는 최근 2년새 참 많이 올라오는 주제이자 스누라이프에 정이 떨어지게 만드는 주요 요인인데.


스누라이프의 몇몇 유저들은 지나치게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있으며, 그들이 그걸 알 리가 없다는 전제 하에 낯설고 예쁜 여자들을 향해 성희롱성 발언과 언어 폭력을 일삼고 있다. 그들은 마치 오프라인에서는 하지 못했던 말이라도 쏟아 내는 사람들처럼 엄청난 가부장성을 보인다. 우리 학교 동문을 성폭행한 사람은 천하의 나쁜 놈이며 성폭행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현아가 춤추면서 몸을 흔드는 영상이나 과거 성매매 여성(혹은 텐프로)이었다는 소문이 도는 아주 예쁜 여성의 사진을 놓고 설왕설래를 한다.


 이 부분의 괴리는, 두 해쯤 전 축제 때 '쟈스민' 이라는 여성 밸리댄스 동아리의 공연 후기 등의 발언 태도에서도 지목된 적이 있다. 그들은 '우리 학교에 다니는, 예쁘고 섹시하지만, 분명히 몇 다리 건너면 아는 사람일' 쟈스민 회원들에 대해서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으며, 조금이라도 불건전한 말은 지적당했었다.


이렇게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은 '대상화'되고 그 목적과 심리적 거리에 따라 '분리'된다. 그 주체가 몇몇 남성인지,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하는 이 사회 전반인지의 구분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잘 해야 되는 여성' 으로 표상되는 성녀, 혹은 자기 주변의 인간관계가 있다면, '막 해도 되는 여성' 으로 표상되는 창녀 혹은 모르는 여자, 그 외모 등으로 뭇 남성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여자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여성들은 그저 자신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어떤 남성들은 그 여자들을, 여성들 자신의 본질적인 속성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이 파악할 수 있는 정보들 - 관계의 거리와 외모 정도의 변수- 를 통해, "어떻게 대해도 되는지"를 멋대로 규정짓는다. 여기에서 '그렇게 입었으니까 성폭행을 당했지' 같은 묘하게 맞는 것 같은 모순적인 말이 나온다. 그 말은, '네가 창녀가 아닌지는 몰라도, 그렇게 입고 다니면 남자들이 창녀인 줄 알 것이고, 창녀는 남자한테 마구 대해도 되는 존재이므로, 성폭행을 당할 법도 하다' 라는 말의 축약일 뿐이다. 


나는 성폭행범이 어떤 논리와 심리로 성폭행을 저지르는지는 잘 모른다. 그것은 다른 많은 범죄나 폭행이 일어나는 동기와 많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성욕이 강해서? 범법인 줄 알면서 하는 모험은 그저 범죄일 뿐이다. 하지만 성폭행은 다른 범죄와는 다르게, 또다른 소비의 대상이 된다. '저런 놈들은 거세해야 한다'면서 분노 표출 기회로 삼기도 하고, 정황을 꼼꼼히 따져가며 누가 잘하고 잘못했는지 평가하기도 한다. 그들은 가해자의 이상심리에 의한 범죄로 사건을 끝내기보다 피해자의 복장이 어땠고 그 거리가 어떤 곳이었는지에 관심을 갖는다. 성폭행은 분명히 강도와 다르게 그려진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은 범법이 아니거나 자신을 고소할 사람이 없으리라 믿고 마음 놓고 언어폭력을 저지르는 한량들이다. 이들은 직접 성폭력을 가하진 않지만 '성폭행을 합리화할 수도 있는' 현재의 지배적인 성 담론을 확대재생산한다. 그들은 성폭행범을 욕하면서 잠재적인 피해자들을 놀린다.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라며 동문을 위로하는 따뜻한 마음을 그들이 '한때 텐프로였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쇼핑몰을 개업하고 예쁘게 입고 광고도 하다가 과거의 어떤 남자에게 발목을 잡혀버린' 어떤 아름다운 여자가 혹시라도 불상사를 겪었을 때에도 나누어 줄 지는 의문이다.


나는 '여성' 혹은 '여자'들이 연루되는 수많은 말과 사건들에 치가 떨린다.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기만 하는 것 같다. 현 정부의 여성가족부는 가부장제 속으로 들어가서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는 전 세계 230여개 국가 속에서 100위를 넘어간다. 어떤 사람은 여성주의 때문에 남자들이 역차별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범죄자를 손가락하지도 피해자를 동정하지도 말자. 우리는 모두 공범이고 피해자다.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묻지 말자. 그 종은 언제나 우리를 위해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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