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알리기’, 스스로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알고 있을까?
n반크가 하는 일들 가운데 하나는 한국에 대해 잘못 소개된 외국 사이트를 바로잡는 것으로, 지금의 반크가 언론에 알려지게 된 계기이자 대중들에게 알려진 반크의 대표적인 활동입니다. 그런데 그에 반에 이 활동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꽤 많습니다.
n반크 회원들이 타 웹사이트에서 한국에 관한 ’오류’를 발견하면 게시판에 제보를 합니다. 그러면 이것을 본 회원들이 항의서한을 보내게 되는데, 영어가 서툰 사람들을 위해 항의서한 페이지에 받는 사람, 제목, 내용을 바로 복사-붙여넣기 할 수 있도록 메일 전체가 제공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똑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수천 명이 보낸다는 것입니다. 이건 누가 봐도 무분별한, ‘어린’ 행동입니다. 반크 홈페이지에 있는 연혁에 따르면 ’한국 바로 알리기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 2001년~2002년 즈음인데, 그 당시에도 스팸 메일은 큰 문제였지만 백 번 양보해서 당시에는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것인지 몰랐다고 합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같은 일을 아무 거리낌 없이 5년 넘게 해오고 있다면 문제입니다.
n이러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자각이 있었다면 좀더 제대로 된 다른 방법을 찾았을 것입니다. 만약 강력하게 항의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탄원서를 만들어 여러 명의 서명을 모아 정중하게 보내는 것이 좀더 ‘의젓한’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뚜렷한 지침이나 구심점 없이 ’한국 알리기’라는 점에만 호소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반크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과 자의식 없이 오로지 열정만을 가지고 활동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n그래서인지 뚜렷한 주관이나 철학이 없어도 “고구려가 중국 역사라는 것은 견딜 수 없다”, “Sea of Japan은 참을 수 없다”라는 최소한의 공통분모만 갖고 있으면 반크의 활동에 쉽게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해의 표기에 관하여 항의하는 이메일에는 East Sea라는 표기가 쓰여야 한다는 이유로 ‘동해’라는 표기가 역사적으로 먼저 쓰였다는 점을 들며 이 페이지로 링크가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저 글은 영어로만 쓰여 있고, 한국어 번역이 없습니다. 결국 어떤 사람들은 저 글을 읽어보지도 않고, 어쩌면 자신이 무엇을 주장하는지도 모른채 편지를 쓴다는 것입니다. 반크는 ‘한국을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 정작 ‘한국을 아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에, 항의서한의 내용마저도 오로지 주장만을 위한 공허한 주장으로 들릴 뿐입니다.
nn
성공적이지 않은 ‘반크의 성공’
n대상이 다를 뿐이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대량으로 뿌려대는 것은 디시인사이드의 일부 갤러리에서도 하는 일입니다. (반크가 좀더 일찍 시작한 것 같지만요.) 광복절이면 디시인사이드의 몇몇 갤러리 사람들이 투합하여 혐한 네티즌들이 많이 있다고 알려진 2ch 같은 일본 사이트를 ‘공격’하곤 한다는 것은 일부 신문에 기사화되기까지 하였고, 올림픽 야구에서 이기고 있으면 2ch에 가서 “독도는 우리 땅이다!!!” 같은 글로 도배를 합니다. 여기에 일본인 누군가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그 안경(=한기주) 마운드로 내보내면 다케시마(=독도) 줄게ㅋ” 그야말로 유치한 도발에 유치한 답변이지만, 오히려 그것이 서로의 존재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n한편 반크가 이러한 ‘공격’을 하는 대상은 2ch처럼 똑같은 수준으로 대해주는 곳이 아니고, 웹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의문과 불편 사항을 접수하는 사이트 운영자들입니다. 어쩌면 고객의 입장에서 정정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면 어떠한 경위로 그러한 ’오류’가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소통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들이 집단으로 보내는 항의 메일의 내용은 엉뚱하게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한국 전체의 노력, VANK의 노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n그렇게 해서 표면적으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모르겠지만, 그로서 생기는 부수효과가 나쁩니다. 반크에서 성공적으로 들고 있는 사례 가운데 하나로 about.com이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동해에 “Sea of Japan”이라고만 표기된, CIA에서 출판한 지도를 그대로 써오다가 2002년에 VANK의 항의를 받아들여 “Sea of Japan (East Sea)”로 병기했습니다. 지리학자 매트 로젠버그(Matt Rosenburg)는 지도를 이와 같이 고치면서 기사 하나를 썼는데, 일부를 인용해보겠습니다.
nnnWhile my favorite geographic reference, Merriam-Webster’s Geographical Dictionary(published in 1997) contains no reference to East Sea, the onlin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includes “(East Sea)” as a parenthetical notation in their entry for the Sea of Japan. It appears that VANK’s campaign has been quite successful in changing the name of a geographic feature – one wonders which toponym will be the next to be changed due to an email writing campaign?
n내가 즐겨 쓰는 지리 참고문헌인 Merriam-Webster’s Geographical Dictionary(1997년 출판)에는 East Sea라는 언급이 없지만, 온라인 American Heritage Dictionary에는 Sea of Japan 항목에 괄호로 ”(East Sea)”가 포함되어 있다. 지형의 이름을 바꾸려는 VANK의 캠페인은 꽤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메일 보내기 캠페인으로 앞으로 또 어떤 지명이 바뀌게 될까?
저 부분뿐만이 아니라 기사 전체를 읽어봐도, 이 지리학자는 East Sea라는 표기를 반크 혼자만이 주장하고 있고, 반크의 캠페인 때문에 인터넷에서 그 표기가 쓰이고 있는줄로만 알고 저 기사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바다를 한국에서는 “동해”라 부른다는 사실 역시 모를 겁니다. 반크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반크가 추구한다는 ‘한국 알리기’의 입장이라면 이건 성공한 게 아닙니다.
n그리고 일본의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반크를 “사이버 테러 단체(サイバーテロ団体)”라고 부르며 비난한다는 사실도 언급하겠습니다. 부디 그들이 정말로 일부, 혐한으로 한정된 사람들이길 빕니다.
nn
반크의 또다른 활동, 선교
n반크가 하는 일은 많습니다. 원래는 국제 펜팔 사이트였다는 반크답게 펜팔로 한국 홍보하기, 채팅으로 한국 홍보하기 같은 게 있습니다. 게시판의 글을 보면 ‘한국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서는 할 말을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 ‘처음부터 한국을 홍보하려고 하면 상대방이 거부감을 가진다’ 같은 후기가 쓰여 있습니다. 보다보면 이 활동은 ’○○로 한국 홍보하기’라는 말 그대로입니다. ‘친해졌으니까 한국 홍보’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을 홍보하다 보니 친해진 것’도 아니고, 명백히 이건 ‘한국 홍보를 하기 위해 친구를 사귀는 것‘입니다. 국가를 떠나 한 집단의 목적을 가지고 사람에게 친해진다는 겁니다. 마치 한국이라는 종교를 온누리에 알리기 위한 어떤 선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n실제로 반크의 장기적인 목적 가운데 하나가 선교입니다. 국민일보의 2005년도 기사 〈인터넷에 ‘예수 나라’ 세운다…‘반크’ 박기태 단장〉에 따르면 반크의 박기태 단장은 선교를 하기 전에 외국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며, 반크 같은 계기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외국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란 사람들이 외교관과 선교사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아니, 인터넷을 통해 외교관과 선교사가 이미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n저는 선교단체나 사회학, 신학에 대해서 깊히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늘날의 선교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위와 같은 방법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체 왜 외국어도 서툰 학생들을 이용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각인시키도록 해서 오히려 거부감을 사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그냥 어린 학생들로 하여금 외국 사람들과 순수하게 친해지도록 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요?
n



댓글 2
헐..
음. 반ㅋ크-__-의 실체... 초글링들의 러쉬와 민족주의적 정서를 이용해 대외적으로 선교하는 민간 선교 단체..?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