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7 - 2012)

단둘이 프레토리아로, 남아공 배낭여행의 시작!

by 세로토닌 | 2012년 2월 16일 21:18
조회 137 댓글 0

남아공 sabie에서의 일정이 끝나고, 남친의 사촌형님은 휴가가 끝나 모잠비크로 돌아가야 했어요.

그런데 남아공에서 이대로 나가기엔 뭔가 아쉬워서 저희는 3일 정도 여행을 더 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서 400km 정도 달리면 남아공의 정치 수도 프레토리아(pretoria, tshuwane)가 있고 그 바로 밑에 요하네스버그가 있습니다. 그 더 아래에는 3개의 수도 중 하나가 또 있고, 아주 먼 곳에는 케이프타운이 있었지요.

요하네스버그가 800만명이 사는 곳으로 사람이 아주 많기는 한데 다들 여행을 추천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위험한 도시로 소문이 자자하기 때문이었죠! 자기 집에서 자기 차를 내줘야 하는 일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는 먼저 sabie 의 아랫쪽의 작은 도시 White river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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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풍경입니다.

어어! 여기서 프레토리아에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오늘은 버스 회사에 전화해봐도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좀 더 큰 도시인 Nelspruit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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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버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2 3 총 한줄에 다섯 좌석이 있는 형태입니다.

혹시 정류장 놓칠까봐 많이 물어봤어요. 그런데 풍경을 보아하니.. 딱 어디서 내려야 할지 알 것 같더군요!

버스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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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런 전단이 이렇게 나무에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낙태 수술 병원 광고입니다.

남아공에서는 1996년 낙태가 합법화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자주 보이는 '남성 수술 전문' '강한 남자' 전단처럼 붙은 그런 느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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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곳에 바로 버스들이 줄지어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애인은 절대 요하네스버그에 가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요,

프레토리아에 가는 모든 버스는 요하네스버그를 거친다고 해서 고민을 하다가 타기로 했습니다.

알고보니까 갈아타는 것도 아니고 정말로 '거쳐' 가는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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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의 모습.

사비에서 서남쪽에 프레토리아가 있고, 더 밑에 요하네스버그가 있지만(50km거리)

조벅(요하네스버그의 줄임말)이 더 사람이 많아 돌아서 간다고 합니다.

이 버스는 원래 모잠비크 마푸토에서 출발하는 버스라서, 돌아갈 때도 이걸 타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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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남아공의 넓은 땅과 마을, 공장, 농장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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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비에서 보던 유럽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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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꽤 오래 달려 (4시간 정도?) 조벅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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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은 이렇게 번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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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프레토리아 도착!!

여기는 프레토리아 중앙역 앞 버스정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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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스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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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회사 안에서 찍은 광고. TransLux 좋아요!
우리는 먼저 1/10일자 아침 마푸토행 버스를 예약했어요.

그리고 론리 플래닛을 참고해서 '햇필드'라는, 조용한 주거지역이면서 배낭여행자 숙소가 많은 곳으로 가기로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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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토리아 중앙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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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인 출입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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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큰 역입니다.

저희는 '우리는 여기 일반 시민들이 하는것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지!' 이런 생각으로

열차를 탔지요. 가격도 매우 저렴합니다. 1인당 5란드인데, 한국 돈으로는 700원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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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노란 곳이 입구입니다. 저 철로 된 바 같은 걸 돌리면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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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시각표도 쓰여 있고 여러가지 게시물이 있네요.


열차 안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열차 간격이 길어서인지 우리는 오래 기다렸고 사람도 점점 늘어났습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장난감, 과자, 과일 등을 돌아다니면서 파는 사람도 많고 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우리가 들었던 '프레토리아는 아프리칸스(이주 네덜란드인)의 도시'라는 말과는 다르게,

백인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이러했습니다.

"아! 이건 노동자계급 흑인의 통근 열차구나!!"


나름 상큼한 배낭여행자 외국인 두근두근 마음으로 얌전히 앉아 가는데..



아.. 왜 역에 이름표가 없지?


두둥..

아...Aㅏ..


우리는 Haartbeespruit에서 내려야 했는데요,


-ㅂ-...


열차 안에서 지금 어느 역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전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역에 역 이름이 안 써있었어요.


그래서 아이폰으로 지도를 켜서 보려고 했는데.. 그 순간 역을 지나쳤습니다.

옆에 사람이 알면서 왜 안내리냐고..-ㅂ-... 으아


그래도 저희는 내려서 뒤로 가면 될 줄 알았어요!

근데 토요일이라 그 뒤로 돌아가는 열차가 없었던 겁니다!!

아직 7시인데!!!



망했어요!!!



여기서 내려서 택시를 타는 방법? 없습니다.

큰길까지 3km를 걸어야 했는데요, 여기 역무원이 여기 정말 위험하다고...

very very dangerous라고... 살인사건도 나고 강도도 많다고...


거주하는 흑인 분들이 무서우면 외국인들은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걸어가지도 못하고, 처음에는 그 다음에 오는 부도심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택시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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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7시 반쯤 지나고 나니까 이렇게 무섭게 어두워지고 밤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제대로 된 택시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런 기분 아세요? 


아.. 내가 남아공까지 비싼 돈 주고 놀러와서.. 

이렇게 조금있다가 택시타러 간다고 나가서 강도 만나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이 역무원들 막 자기 고향에 과일 많고 아름답다고 자랑하는게..

죽기 직전의 나를 달래주기 위해 하는 말 같고..

ㅠㅠ 집에는 어떻게 가지? 햇필드는 어떻게 가지? 

정말 역 하나 놓쳤다고 이렇게 저승으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웃는게 웃는게 아닙니다.

물론 다른 수많은 위기들하고는 비교가 안 되겠지만, 저로서는 그때 당시가 '죽을 뻔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무원들이랑 이야기해본 결과.. "역 안에 있는게 제일 안전하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자신들이 자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자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진작 그렇게 말하지 ㅠㅠ

그리고 이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친해지기도 했구요...ㅋㅋ


내일, 일요일 아침 5시에 프레토리아 중심으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고 바로 내리면,

우리가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햇필드에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9시부터 5시까지 9시간 정도만 버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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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 무슨 철책도 없고 심지어 기찻길 위에 바도 없어서 사람들이 툭툭 내려와서 걸어올라가고 그러지만..

저쪽에 공장이 있고 근처가 외진 곳이라 사람의 기척이 전혀 없었습니다.

역무원들은 언제나 그렇다는 듯이 핸드폰(블랙베리)의 사진을 서로 구경하고, 노래를 들으며 잡담을 합니다.


10시가 지나고 이 역에 열차가 끊겼습니다.

아까 말했던 숙소에서 자나 싶었는데, 그곳은 여느 숙소와 다름없이 발고랑내가 지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여름에는 밖이 시원하기도 하고 모두들 밖의 승객 대기소에서 잠을 자겠다고 합니다.

저는 유일한 여자 역무원인 리지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한국어를 신기해 하는군요.


저희도 돌아가면서 잤는데 밖이라 그런지 그대로 모기밥이 되었습니다.

침낭을 왜 모잠비크에 두고 안 가져온 걸까요! 추워서 이불도 덮고 싶었는데 ㅠㅠ

정말..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기가 다 물어서 온몸이 안 가려운 데가 없었습니다.

잠들려다가도 가려워서 깨곤 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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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밝아옵니다. 햇필드에 가기 전에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저는 추..추워서 제 원피스를 쓰고 있습니다.

모두들 정말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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