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7 - 2012)

친절한 금자씨

by 세로토닌 | 2007년 1월 25일 13:00
조회 153 댓글 0
반전이 명확히 있는 영화는 아니라서, 스포일러는 없을 것이다.
어쨌건 안 본 사람이라면 주의해서 읽기를.

Prologue | 박찬욱의 다른 영화들을 보지 못해서, 이 영화 한 편을 내가 온전히, 그러니까 감독의 작품 경향이라던가 주제라던가 하는 것들을 잘 버무려서 이야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틀림없이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보다는, 일부러 미디어를 멀리한 고3 시기를 지나면서 급락한 내 글쓰기 실력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혹은 그런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라도 조금 써보고 싶었다. 사실 쓸 건 별로 없는 듯 하지만 말이다.

Story |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별다른 느낌을 많이 받지는 못했다. 죄를 짓고 감옥에 간 뒤, 세상의 많은 '죄'를 가지고 들어온 여자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정말 '천사'로 살면서 형을 마치고 나온 이금자가 감옥 안에서 자신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원수인 백 선생을 유괴당한 어린이들의 가족들과 함께 같이 죽인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Gag | 구름에 '너는 엄마가 없어'라고 써져 있다던가, 금자씨에게 뻑간 남자애가 제대로 피지도 못하는 담배를 붙들고 술을 벌컥벌컥 들이키며 금자씨에게 결혼하자고 한다던가 하는 장면에서 코믹한 코드를 일부러 넣은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다면 인상적이었다. 글쎄, 그런데 이런 코드로 주제를 부각시킨다던가 풍자한다던가 하는 생각을 한 건 아닌 듯 싶다.

구원 | 영화 마지막에서 금자의 딸이 '그래서 나는 금자씨를 좋아했다' 라고 한 말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복수를 하고 나서 흰 두부 케이크를 만들어 앞으로는 스스로 깨끗하게 살겠다고 다짐하지만(그녀의 딸만큼은 자신이 겪어왔던 잔혹과 부조리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겠지, 아마?), 원모의 영혼에게 냉대받는 등 결국 영혼의 구원은 얻을 수 없었던 금자씨. 그런 금자씨를 그녀의 딸은, 한국에 가고자 목에 칼을 겨누는 것도 서슴지 않았던(모전녀전) 그 딸은 좋아했다. 눈이 내리는 거리에서 두부 케이크 속에 미친듯이 얼굴을 파묻는 금자씨를 보여주면서 감독은 결국은 이게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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