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7 - 2012)

어떤 쪽지

by 세로토닌 | 2007년 12월 5일 09:41
조회 778 댓글 0
김한결


달래님, 종종 글 올리실 때,


2007년 12월 05일 06시 58분


제목보면서부터 미안하지만 화가 좀 나는 1인이랍니다.

'열정과 자신감'은 원래가 스스로 자발적으로 찾아나서고 흡수해야 하는 것이고, 특히나 젊은 학생이고 공부하는 세대라면 그 '공부하는 text에서 열정의 메시지를 찾는 과정이 있었어야 정상이 아닌지요? 아니, 그런 열정도 꿈도 목표도 없이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빛좋은 개살구가 아닌지.. 공부라는 말의 본 뜻을 흐려주지 마세요. 한국의 현 교육 세대의 현실을 탓하기 전에, 달래님 글을 읽어보면 결국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고, 어쩔 수 없이(자신이 약하다는 뉘앙스를 거듭 강조하시듯) 그런 환경에 물들어버리고 동화된 victim이란 생각이 듭니다만,

자기 자신의 책임조차 회피해선 안되는 것이지요. 누구든 성인이 되기 전에 자신의 모습이 그렇게 되기까지는 환경 반, 자기자신의 책임 반입니다.

저도 외고를 나왔지만 '공부'의 의미가 '입시경쟁'으로 변질된 현실을 정말 고민하고 개탄했으면 했지, 나 자신까지 결국은 그들과 똑같이 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죽기보다 싫어했고, 그 바램을 끝까지 지켜온 1인입니다.(그렇다고 공부 안했다는 건 아닙니다. 그런 생각의 틀 속에 갖힌채로 살고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진달래님이 1년동안, 아니 지난 4년 혹은 더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고생을 하고 어떤 수모를 겪었는지는 본인만큼 공감하지는 못하지만(일전에 회원정보에 소개된 블로그의 글을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만), 진달래님이 여러 글에서 하시는 말 한 마디, 단어 하나하나에서 마치 맥도날드 양계장의 닭들과 같이, 마음껏 뛰어다닐 자신의 공간 한 뼘도 가지지 못한 채 그저 최대한의 많은 모이를 먹고 몸뚱이가 커지는 일에만 바쁜 그런 닭들인 양 타성에 젖어, 내가 왜 사는지도 내가 왜 모이를 먹는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같은 분위기가 계속 묻어 나오네요.

수능에서 얻을 만한 알곡이 그렇게 없었다면은 고전이라도 읽으셨어야죠. 읽으셨다고 대답하신다면, 대체 그것들을 무엇을 위해 읽으셨으며 그것들에서 건진 것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질문하고 싶습니다. 하다못해 tv틀면 나오는 명화라든가 다큐멘터리를 봐도 달래님처럼 그렇게 허무주의적이면서 속이 빈 이삭같지 않습니다. 어떻게 수험생이 tv를 보냐고 말씀하신다면, 대한민국의 많은 수험생이 교실안에 틀어박힌 이 시간에도 국제회의장에선 통일을 논하고 있었고, 문화공연장에선 시대에 획을 긋는 사건이 된 공연도 있었다 말하고 싶군요. 다 듣고 다 읽어 본 시사이야기라 말씀하신다면 거기에서 감동 한 움큼도 받지 못하셨는지, 동시대인으로서의 개인의 역사적 사명감은 조금도 느끼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달래님이 하시는 말씀만 근거해서는 조금의 사명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6차였지만 입시에 매달리면서 고전, 역사책, 문학책 두루 읽으면서 언어공부, 취미나 예술까지 -전공수준으로 깊게 파지는 못하겠지만- 유지하는 경우 많이 봐왔어요. 문제집볼 시간밖에 없다 하는 것 그건 자신 책임입니다. excuse에요. 문제집이 책입니까? 진달래님도 스스로 어느 정도 자각하시는 문제겠지만, 진정한 문제의식도 없이 허공에 대고 신음하시는 것 같아 무리해서 장문의 쪽지를 보내 봅니다. 혹 이런 말 들으시고 무작정 기분이 나쁘시다면, 제가 사람을 잘못 보고 부질없는 충고를 했다 생각할테니 괘념치 마십시오.

대학공부가 원래 공부입니다. 아니, 원래 대학원공부가 원래 공부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교과서가 주어진다기 보다 하나의 주제를 연구시에, 그에 대한 여러 서적과 논문을 내 발로 뛰어 찾아야 하고, 유명하고 인정받는 저자나 연구자의 서적과 논문은 수업시간의 교과서가 됩니다. 그 사람들이 주장했던 의견과 근거를 배우고 나서 그걸 자신만의 방식과 논거로 비판하는 거죠. 학습과 비판의 과정을 끝마친 다음에야 그 거장들 어깨 위에 자신만의 thesis로 올라가 설 수 있는 겁니다.

제가 수학이나 물리쪽은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멘사 선배들이나 주위 지인들에게 적절한 조언 잘 얻어서 앞으로 신중히 진로 결정 하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춥네요. 감기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