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라이프 펌)생각해보는 장학금 문제.
by 세로토닌 | 2008년 11월 2일 13:21
조회 1453 댓글 0
생각해보는 장학금 문제.
필명숨김2008.11.01 13:38:09 http://www.snulife.com/gongsage/59429620.
집이 꽤나 유복합니다. 돈 걱정은 당연히 한 적 없고, 통학하면서 용돈은 80만원 받습니다.
외부장학금 매달 30만원씩 받는 것 생각하면 110만원 정도를 용돈으로 쓰는 셈입니다.
서울대 등록금도 못 내는 집이 세상에 어디있나 싶었습니다.
불과 1학년 2학기 때 까지만 해도 그런 가정 없을 줄 알았습니다. (전 지금 4학년 2학기 입니다)
돈 없으면 장학금 받으면 되잖아, 싶었습니다. 아니, 그 정도도 못하나, 싶었습니다.
정 돈 없으면 학자금 대출 받으면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정부에서 빌려준다는데, 그것도 이용못하나 싶었습니다.
1.
아, 2학년 때 와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알았습니다.
정말, 돈 없는 아이들은 마음놓고 학점 따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제 친구가 인천에 사는데, 인천에서 통학을 합니다.
두 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야, 그냥 나와서 자취하면 되잖아" 로 시작한 대화가..
등록금까지 번졌습니다.
집에 등록금은 커녕, 자기가 돈을 벌어서 20만원 정도는 용돈으로 드리고 있답니다.
왜 그렇게 그 친구가 술도 못 먹고 빨리 들어가는지,
왜 굳이 애들 부러워하면서 통학을 하는지 몰랐습니다.
학점은 당연히 안 나옵니다.
과외의 특성상, 대학생 시험기간과 중고등학생 시험기간을 둘 다 쉬어버리면 잘린다고 합니다.
시험기간에도 과외 두 개를 계속 뛰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해야, 자기 용돈에, 방학 때 쓸 학원비에, 등록금을 모으면서 학교를 다닌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학점은 안 좋습니다. 장학금도 많이 안 나옵니다.
토플학원은 꿈도 못 꾸고, 다녀봐야 교환학생은 생각도 못합니다.
졸업할 때가 되니, 저는 영어도 잘하고 교환학생도 다녀오고 학점도 좋은 '고스펙남'이 되어있습니다.
친구는, 과외경력다수-영어 점수는 독학-연수경험은 없고-학점은 별로인, '저스펙남'이 되어있었죠.
물론 그 친구는 한 학기 다니고 한 학기 쉬고, 그렇게 학교 다닙니다.
등록금 문제는 자기 의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소해보이는 경제적 문제가 이렇게 큰 차이로 불어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
학자금 대출을 받는, 국민대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학자금 대출 이자가 7-8%정도 라고 합니다.
저는 정부에서 빌려주는 것이라 이자도 없고 좋을 줄 알았는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이고, 정작 빌려주는 곳은 일반금융기업이라서,
꼬박꼬박 빚 독촉 전화도 오고 이자도 높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4번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한 달에 40만원에서 60만원 사이를 '갚아야' 한대요. (진실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에 따르면)
몰랐는데, 교보문고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겨우겨우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3.
어느 정도,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국가적 낭비인 것 같아요.
이 시대에 실질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교육인데,
대학교육조차 맘 놓고 받게 못한다면 그거 정말 사회의 재앙입니다.
전 그래서 '실력없는 서울대생' 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학생이 대학에 다니면서 왜 '실력이 없어졌는지' 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사회가 그 사람을 '불가피하게 실력없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야 합니다.
진짜 똑똑하고 초롱초롱한 친구가, 자기 전공 서적보다 수학의 정석을 더 많이 봐야 하는 현실에서,
국가의 어두운 미래를 봅니다.
3학년 1학기때, 아버지와 대화 끝에, 제 용돈을 반으로 줄이고,
아버지도 좀 돈을 보태서, 제가 친구 하나를 소개시켜드렸습니다.
아버지와 한 달에 한 번 밥을 먹고,
세상사는 이야기 하는 조건으로, 아버지가 등록금을 전액 부담하신다고 하였습니다.
그 친구, 2.8이던 학점이 3.7-8까지 뛰어올랐습니다.
영어점수는 당연히 급상승하고, 이제 없던 문화생활까지 즐기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좋은 곳 취직했는데요.
아버지한테 큰 선물 하나를 사 오더군요.
아버지는 아들 하나 더 생긴 것 같다고 무지 좋아하셨습니다.
가끔 밥도 먹고, 이제 제가 비교당하는 입장이지만 저는 참 기분도 좋고 그렇습니다.
(거짓말이라고 하시면 제가 사는 집 외관이라도 인증해서 올리고 싶습니다만)
4.
돈의 효과가 이 정도라는 말입니다.
등록금만이라도 어떻게 해결되면, 공부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
혹은,
아, 나도 다른 대학생들처럼, 가끔은 활기있게 문화생활도 하고 싶다-
그런 박탈감 느끼는 친구들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까 밝혔듯이,
이 몇 푼 안 되보이는 돈의 차이가 커다란 스펙의 차이를 낳게 됩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5.
여러가지를 고민해봤는데,
학내 운동단체들의 구호는 매년 똑같은 행태만 반복하고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 못하는 듯 합니다.
그것보다, 아버지가 도덕군자여서 그러실지는 모르겠지만,
서울대 선배들과 후배들 멘토제로 엮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사회대 출신이신데요.
아버지가 이거 괜찮다고 홍보하고 다니셔서,
제가 아는 아버지 고등학교 동기는 과에 연락해서 이런 친구 없냐고 물어보기도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내 돈이 그냥 쓰인다는 사실에 꺼려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학금 출연을 꺼리게 되는 거죠.
내가 쓰는 돈으로 누군가가 확실히 도움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학생과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사람들이 장학금을 많이 내지 않을까 싶어요.
서로서로 한달에 한 번정도 함께 식사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메일이나 편지를 띄운다거나 취직하고 선물도 하고,
자기가 후원했던 학생이 잘 되면 그것 역시 자랑스러울 것 같고.
서울대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을텐데요.
우리 집은 솔직히 등록금이 500만원이 되도 눈하나 깜짝안할 집안이지만,
누구의 집은 등록금이 200만원인 지금도 부담스럽고 힘들잖아요.
서로 연결되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으면 학교와 국가에 훨씬 이익일 것 같은데요.
이게 실은 제가 아는 친구 고등학교에서 장학금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제 친구가 용산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 학교에서는 선-후배가 멘토로 장학금을 대주고,
특정한 날에는 선배들에게 편지도 쓰고 하면서,
한 해에 60명 정도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학교의 대입실적을 높이기 위한 방책이었지만,
만약 제대로 운영만 되면 대학교에서도 잘 운영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냥 어제 취직에 성공한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주저리주저리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겁니다.
괜찮은 아이디어겠다 싶은데, 건의할 곳도 없고..
필명숨김2008.11.01 13:38:09 http://www.snulife.com/gongsage/59429620.
집이 꽤나 유복합니다. 돈 걱정은 당연히 한 적 없고, 통학하면서 용돈은 80만원 받습니다.
외부장학금 매달 30만원씩 받는 것 생각하면 110만원 정도를 용돈으로 쓰는 셈입니다.
서울대 등록금도 못 내는 집이 세상에 어디있나 싶었습니다.
불과 1학년 2학기 때 까지만 해도 그런 가정 없을 줄 알았습니다. (전 지금 4학년 2학기 입니다)
돈 없으면 장학금 받으면 되잖아, 싶었습니다. 아니, 그 정도도 못하나, 싶었습니다.
정 돈 없으면 학자금 대출 받으면 되지 않나 싶었습니다.
정부에서 빌려준다는데, 그것도 이용못하나 싶었습니다.
1.
아, 2학년 때 와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알았습니다.
정말, 돈 없는 아이들은 마음놓고 학점 따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일이더군요.
제 친구가 인천에 사는데, 인천에서 통학을 합니다.
두 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야, 그냥 나와서 자취하면 되잖아" 로 시작한 대화가..
등록금까지 번졌습니다.
집에 등록금은 커녕, 자기가 돈을 벌어서 20만원 정도는 용돈으로 드리고 있답니다.
왜 그렇게 그 친구가 술도 못 먹고 빨리 들어가는지,
왜 굳이 애들 부러워하면서 통학을 하는지 몰랐습니다.
학점은 당연히 안 나옵니다.
과외의 특성상, 대학생 시험기간과 중고등학생 시험기간을 둘 다 쉬어버리면 잘린다고 합니다.
시험기간에도 과외 두 개를 계속 뛰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해야, 자기 용돈에, 방학 때 쓸 학원비에, 등록금을 모으면서 학교를 다닌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학점은 안 좋습니다. 장학금도 많이 안 나옵니다.
토플학원은 꿈도 못 꾸고, 다녀봐야 교환학생은 생각도 못합니다.
졸업할 때가 되니, 저는 영어도 잘하고 교환학생도 다녀오고 학점도 좋은 '고스펙남'이 되어있습니다.
친구는, 과외경력다수-영어 점수는 독학-연수경험은 없고-학점은 별로인, '저스펙남'이 되어있었죠.
물론 그 친구는 한 학기 다니고 한 학기 쉬고, 그렇게 학교 다닙니다.
등록금 문제는 자기 의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사소해보이는 경제적 문제가 이렇게 큰 차이로 불어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
학자금 대출을 받는, 국민대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학자금 대출 이자가 7-8%정도 라고 합니다.
저는 정부에서 빌려주는 것이라 이자도 없고 좋을 줄 알았는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이고, 정작 빌려주는 곳은 일반금융기업이라서,
꼬박꼬박 빚 독촉 전화도 오고 이자도 높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4번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한 달에 40만원에서 60만원 사이를 '갚아야' 한대요. (진실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친구에 따르면)
몰랐는데, 교보문고에서 아르바이트 하면서 겨우겨우 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3.
어느 정도,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국가적 낭비인 것 같아요.
이 시대에 실질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교육인데,
대학교육조차 맘 놓고 받게 못한다면 그거 정말 사회의 재앙입니다.
전 그래서 '실력없는 서울대생' 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학생이 대학에 다니면서 왜 '실력이 없어졌는지' 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이 사회가 그 사람을 '불가피하게 실력없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야 합니다.
진짜 똑똑하고 초롱초롱한 친구가, 자기 전공 서적보다 수학의 정석을 더 많이 봐야 하는 현실에서,
국가의 어두운 미래를 봅니다.
3학년 1학기때, 아버지와 대화 끝에, 제 용돈을 반으로 줄이고,
아버지도 좀 돈을 보태서, 제가 친구 하나를 소개시켜드렸습니다.
아버지와 한 달에 한 번 밥을 먹고,
세상사는 이야기 하는 조건으로, 아버지가 등록금을 전액 부담하신다고 하였습니다.
그 친구, 2.8이던 학점이 3.7-8까지 뛰어올랐습니다.
영어점수는 당연히 급상승하고, 이제 없던 문화생활까지 즐기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좋은 곳 취직했는데요.
아버지한테 큰 선물 하나를 사 오더군요.
아버지는 아들 하나 더 생긴 것 같다고 무지 좋아하셨습니다.
가끔 밥도 먹고, 이제 제가 비교당하는 입장이지만 저는 참 기분도 좋고 그렇습니다.
(거짓말이라고 하시면 제가 사는 집 외관이라도 인증해서 올리고 싶습니다만)
4.
돈의 효과가 이 정도라는 말입니다.
등록금만이라도 어떻게 해결되면, 공부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
혹은,
아, 나도 다른 대학생들처럼, 가끔은 활기있게 문화생활도 하고 싶다-
그런 박탈감 느끼는 친구들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까 밝혔듯이,
이 몇 푼 안 되보이는 돈의 차이가 커다란 스펙의 차이를 낳게 됩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5.
여러가지를 고민해봤는데,
학내 운동단체들의 구호는 매년 똑같은 행태만 반복하고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 못하는 듯 합니다.
그것보다, 아버지가 도덕군자여서 그러실지는 모르겠지만,
서울대 선배들과 후배들 멘토제로 엮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사회대 출신이신데요.
아버지가 이거 괜찮다고 홍보하고 다니셔서,
제가 아는 아버지 고등학교 동기는 과에 연락해서 이런 친구 없냐고 물어보기도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내 돈이 그냥 쓰인다는 사실에 꺼려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학금 출연을 꺼리게 되는 거죠.
내가 쓰는 돈으로 누군가가 확실히 도움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학생과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사람들이 장학금을 많이 내지 않을까 싶어요.
서로서로 한달에 한 번정도 함께 식사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메일이나 편지를 띄운다거나 취직하고 선물도 하고,
자기가 후원했던 학생이 잘 되면 그것 역시 자랑스러울 것 같고.
서울대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을텐데요.
우리 집은 솔직히 등록금이 500만원이 되도 눈하나 깜짝안할 집안이지만,
누구의 집은 등록금이 200만원인 지금도 부담스럽고 힘들잖아요.
서로 연결되어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으면 학교와 국가에 훨씬 이익일 것 같은데요.
이게 실은 제가 아는 친구 고등학교에서 장학금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제 친구가 용산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그 학교에서는 선-후배가 멘토로 장학금을 대주고,
특정한 날에는 선배들에게 편지도 쓰고 하면서,
한 해에 60명 정도의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학교의 대입실적을 높이기 위한 방책이었지만,
만약 제대로 운영만 되면 대학교에서도 잘 운영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냥 어제 취직에 성공한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주저리주저리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겁니다.
괜찮은 아이디어겠다 싶은데, 건의할 곳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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