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念
by 세로토닌 | 2006년 12월 11일 16:47
조회 12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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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주변은 지금 지나치게 풍족하다.
내가 자격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내게는 내가 처음부터 구하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이 주어졌다. 고3이라는 이유로, 현대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손만 살짝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그 많은 상품들, 용돈이라고 주어지는 돈,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것들-
가치를 부여받지 못하는 가치들과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풍요로움이,
그에 대해서 아무런 의미도 못 느끼는 내게 주어졌다는 사실에 죄책감마저 느껴진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소중함'을 잊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더 나아가서, 내가 주어진 것 이상의 어떤 것을 요구받거나 필요로 할 때,
그것이 내 손 밖에 있다는 이유로, 조금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게 되지는 않을까.
주어진 것에만 만족하고, 그 이상은 바라지 않고, 바래도 구하지 않는 걸 정당화할 수 있게.
그렇게 인생을 쉽고 편하게 사는 것에만 익숙해져 버리게 되면
나중에 정말 힘내서 강하게 살지 않으면 안 될 때의 나는 어떻게 될까.
지금 당장도 그렇다. 내가 돈을 쓰는 걸 봐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전혀 다를 게 없다. 소중한 사람들, 가족부터도, 이런 태도는 안 된다.
벌써부터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잊어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두렵다.
#
나는 거울을 보는 걸 매우 좋아한다.
뭐, 그다지 예쁘게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거울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우선은 웃는 얼굴이 제일 보기 좋으니까.
그리고 내 웃는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웃었고, 그러면 더 웃게 되고.
그렇지만 요즘은 그다지 잘 웃지 않는다.
뭐랄까, 내 얼굴을 본다는 건 사실 그 이상이다.
다른 사람들을 대하기 전의 연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 사람들에게 내 얼굴은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부터, 눈을 마주치고 보는 것까지.
내게 있어서 눈을 마음 편히 오랫동안 마주치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지만 그게 나라면, 인간관계에서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날 바라보는 사람이, 마음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비록 그것이 나라고 해도, 있다는 게 위안이 되어 준 것 같다. 그냥 그게 좋았다.
그냥 오늘 갑자기 누군가의 증명사진을 좀 오래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을 바라보는 것과 내가 거울을 보는 건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하고.
그런 무표정한 사진 따위, 아무리 닳도록 봐 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는데,
난 그 사진에서 뭘 찾고 있었던 걸까?
나는, 내 주변은 지금 지나치게 풍족하다.
내가 자격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내게는 내가 처음부터 구하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이 주어졌다. 고3이라는 이유로, 현대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손만 살짝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그 많은 상품들, 용돈이라고 주어지는 돈,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것들-
가치를 부여받지 못하는 가치들과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풍요로움이,
그에 대해서 아무런 의미도 못 느끼는 내게 주어졌다는 사실에 죄책감마저 느껴진다.
어쩌면 이런 식으로 '소중함'을 잊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더 나아가서, 내가 주어진 것 이상의 어떤 것을 요구받거나 필요로 할 때,
그것이 내 손 밖에 있다는 이유로, 조금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게 되지는 않을까.
주어진 것에만 만족하고, 그 이상은 바라지 않고, 바래도 구하지 않는 걸 정당화할 수 있게.
그렇게 인생을 쉽고 편하게 사는 것에만 익숙해져 버리게 되면
나중에 정말 힘내서 강하게 살지 않으면 안 될 때의 나는 어떻게 될까.
지금 당장도 그렇다. 내가 돈을 쓰는 걸 봐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전혀 다를 게 없다. 소중한 사람들, 가족부터도, 이런 태도는 안 된다.
벌써부터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잊어가고 있는 게 느껴진다.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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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울을 보는 걸 매우 좋아한다.
뭐, 그다지 예쁘게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거울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우선은 웃는 얼굴이 제일 보기 좋으니까.
그리고 내 웃는 얼굴을 보면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웃었고, 그러면 더 웃게 되고.
그렇지만 요즘은 그다지 잘 웃지 않는다.
뭐랄까, 내 얼굴을 본다는 건 사실 그 이상이다.
다른 사람들을 대하기 전의 연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 사람들에게 내 얼굴은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부터, 눈을 마주치고 보는 것까지.
내게 있어서 눈을 마음 편히 오랫동안 마주치면서 웃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지만 그게 나라면, 인간관계에서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날 바라보는 사람이, 마음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비록 그것이 나라고 해도, 있다는 게 위안이 되어 준 것 같다. 그냥 그게 좋았다.
그냥 오늘 갑자기 누군가의 증명사진을 좀 오래 보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을 바라보는 것과 내가 거울을 보는 건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하고.
그런 무표정한 사진 따위, 아무리 닳도록 봐 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는데,
난 그 사진에서 뭘 찾고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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