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7 - 2012)

한계

by 세로토닌 | 2006년 12월 11일 16:47
조회 87 댓글 0
한계 | 나?   2005/10/09 21:21  


http://blog.naver.com/minajin/120018443052





이건, 전적으로 나에 관한 이야기이다.



글쎄,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것이 약간은 메스꺼워지는 기분, 아려나 모르겠다.

그냥,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나를 들뜨게 하던 그 제목들이, 너무 어려워서

책을 놓고 말고서도 한없이 미련이 남던 제목들 속에서, 한없이 지식에 대해서는

속물적인 태도 - 이유없이 쌓아 놓고만 싶은 욕심 - 으로 일관하는 나에 대한 역겨움을

상기시키게 된 것, 어쩌면 그게 지금 현재 내 기분의 주요 원인인지 모르겠다.



알고 있었다. 실제로는, 나도 알고 있었어.

나한테 맞지 않는 옷들을 겨우 끼워 맞춰 가면서 입으려고 했지만 내 몸집보다

큰 옷들, 입을 수 없었던 거야.

입을 수 없었지만, 나는 계속 먹어가면서 몸집을 불렸지. 그렇지만 내 연약한 뼈대에는,

한계가 있었어. 아무리 먹어대도 그 허전함은, 누구도 채울 수 없었어.



난 처음부터 불가능헀던 거야.

그건 욕심이었다.



세계에서 나는 조연이다. 크고 빛나고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그 주연들 속에서 살아가는

나는 조연이다. 앞으로도 조연일 것이고, 한없이 작은 모습으로 그들을 동경하면서 살아가는

너무도 작은 하나의 소시민이 될 것이고 별을 돋보이게 하는 검은 밤하늘이 되겠지.



나는 내가 숙명적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선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버렸다.

그렇지만 한계를 알고서도 나의 삶을 포기하지 못하는 나는 집착이 강하다.

내가 어떤 삶을 살던지, 거기에는 내가 생각하는 발전도, 빛도 없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나는 살아야 한다. 나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름답지도, 뛰어나지도 않지만 나는 검은 밤하늘이지만 나는 그래도 살아야 한다.

내가 살고 싶으니까.



세계 안의 나와 내 안의 나를 비교할 때 나는 가끔 그 기준에 대해서 회의를 느낀다.

때로는 막연하게 나를 최고라고 느끼며 승리감에 젖어 있을 때도 있고

때로는 내 곁에서 빛나는 별들에 나를 빗대어 좌절에 힘들어하기도 한다.



나는 그 둘 중 하나가 없다면 쓰러져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그만큼 의존적이다.



그러나 나는 세계가 둘러싸고 있지 않은 나를 생각할 수 없다.

내 주위의 사람들과, 나와 같이 별들의 뒷편에서 빛나는 별들을 관람하는 친구들.

그리고 나의 희망인 아름다운 별들. 무지개. 빛.

나의 존재만이 내가 느끼는 것을 나에게 전달할 수 있지만

나는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나 없이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완벽한 아름다움 속에서 내가 있다는 것이 기쁘게 느껴진다.

나를 이 곳에서, 벌레 같고 미물 같은 존재로서이긴 하지만, 자그마한 그 별빛들을

느끼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함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작다.

그러나 나는 내 안에 세상을 품는다.

내 한계는 그래서 의미를 갖는다.



나는 작은 내가 좋다.

작은 나로써 살 수 있는 이 세상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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