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4 - 2012)

슬픈 에세이

by 세로토닌 | 2006년 12월 14일 10:07
조회 145 댓글 0
슬픈 에세이 | IDEA   2005/08/19 16:09  


http://blog.naver.com/minajin/120016504767


$1



내가 진짜가 아닌 것을



알아버려서, 새삼 느껴서

그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서

알고 있었다는걸 이제서야 알게 된 나를 알아버리는 것이

조금 슬퍼서




사람들이 내 곁에 있는 것이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때로는 책임지고

때로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

괴로워




그런데 난

그 말을 입에 뱉어놓을 만큼

무책임하진 않거든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존재의 정당성을 입증하진 못해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당당할수는 없으니까





$2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서

넌 또 의욕을 가지고 뭔가에 분발하겠지만

그건 경쟁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너의 그 가슴 뿌리끝에서 나오는 질투와

그로써 완성되고 싶은 욕망뿐



니체는 그랬어

완성된 인간은 최후의 인간이라고

그 이후에 아무것도 올 수가 없거든

인류의 끝은 그렇게 될거야



인간의 진짜는 세계의 진짜는

그들이 태어나서 또다른 것을 낳고 그리고 죽는

그렇게 돌아가는 것 자체에 있는거니까



꽃은 아름답지만

떨어져 썩어 열매의 영양분이 되어야 하고

열매는 달콤하지만

그 씨는 또다른 꽃을 낳아야만 하지



그거야



순환



아무리 발버둥쳐 봐도

빠져나갈 수가 없거든



지금 네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그 누군가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냐



넌 뛰어나지도 않고

너로써 무언가를 창조할 힘도 없고

네가 원하는 것은

다른 이에 의해 부정되어버려



그리고 그게

나야



최후 그 바로 전의 인간

극한, 최후의 목적지이지만 절대 다다를 수 없어

그곳을 향해 그저 똑바로 걸어갈 수 밖엔 없는

그러나 끝을 원하지 않기에 그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그런 인간이 바로 나인걸



그리고 너이기도 해.



$3



인간은 자신의 환상에 빠져 살다가

언젠가는 현실로 손을 뻗게 되지



그런데 그건 불가능하거든

아무리 현실이라는 캔버스에 환상의 붓을 놀리고 싶어도

자신이 잡을 수 있는 거라면 겨우 다른 사람들의 환상 정도?



환상은 그래서 슬퍼



그의 눈에 보이는 세계는

그저 환상을 창조하기 위해서 있는 재료일 뿐이야

그 많은 사람들의 환상들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는

누더기같은 현실의 모습은

자신의 환상이 다시 가려주거든



진실 속에서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거야

진실을 좇고 싶어해서도 안 되는거야



그걸 깨닫게 되면

사람은 몰락해



몰락이 나쁜 거라고만은 생각하지 마

날개가 달리지 않은 것은 추락할 수도 없거든



넌 한때 아름다웠고

지금 몰락해

아니면 지금 아름답고

미래에 몰락하게 되겠지

어쩌면 아름다웠지만 지금은 몰락한

죽음을 앞둔 어떤 이일지도 몰라




너의 몰락은 아름다워



그냥 너의 몰락 후에 나타날

또다른 꽃봉오리



그것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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