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7 - 2012)

추억의 백자

by 세로토닌 | 2007년 8월 11일 01:01
조회 517 댓글 0
도자기, 하면 바로 떠오르는 물건이 나에게는 하나 있다.

그것은 예전에 부모님 친구분의 전시회를 보러 갔을 때, 같은 화랑의 2층에 전시되어 있던 것이었다. 어떤 절의 스님들이 빚은 도자기들이 잔뜩 그 안에 들어서 있었다. 어떤 것은 꽃병 같았고 어떤 것은 물병 같았으며 어떤 것은 화분 같았고 어떤 것은 그저 아무 이유없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아련한 추억처럼 남아 있는 백자가 있었다. 그것은 하이얀 백자에 파아란 물빛 파란 물감이 위에서 스르르 내려오고 있는 형상으로, 물 위에는 하얗고 조그마한 꽃이 수백 수천 송이가 피어 있었다. 물은 방울져 백자의 중간 부분에 겨우 와 닿았고 그 파랗고 하얀 대비에 내 눈은 그 곳에서 떼일 줄을 몰랐다. 그러나 곧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나는 그 화랑을 나왔고 그 이후로 다시는 그 백자와의 인연이 없었다. 왜 그 절의 이름을 기억하지 않았을까 왜 이것이 파는 것이냐고,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지 않았을까 누가 만들었냐고 이것은 어떤 꽃이냐고 왜 물어보지 않았을까 왜 나는 넋을 놓고 있었던 것일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