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otonin Paper

세로토닌의 생각 조각들과 기록들 (2007 - 2012)

-250 : 025

by 세로토닌 | 2008년 6월 12일 17:38
조회 390 댓글 0



오랜만에 다시 찾아간 여의나루







생물학적 결정론은 가부장제를 자연스러운 질서로 상정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상징폭력이다. 가부장제의 상징폭력은 역사적 우연성이 필연성으로 둔갑하는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여성들은 거의 언제나 남성에게 종속되어 왔다. 이 경우 여성의 타자화는 해부생물학적인 운명이 됨으로써 역사적 사실의 우연적 특성은 감춰져버린다. 우연을 필연이자 운명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여성들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강화된 것을 자연스러운 습성으로 내재화한다. 예를 들어 아름다워지고 젊어지려는 여성의 욕망은 여성의 자연스러운 성향으로 간주된다. 외모의 정치와 관련하여 여자들은 생물학적 시간에 저항하면서 날씬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굶고 뛰고 성형하고 보철한다.
이러한 몸의 변형은 여성들 개인의 선택이며 자신감을 갖기 위한 자발적인 행위여서 그 누구도 강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불에 달군 구두를 신고서 고통으로 날뛰는 것이 곧 춤일 수 있는 그런 상황인 셈이다. 여성들이 아름다운 몸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가한 고통은 사실 가부장제 아래서 여성에게 강제되는 아름다움이라는 점에서 상징폭력의 한 효과일 수 있다. 그럼에도 그것을 폭력이 아닌 자발적인 선택으로 간주하도록 만드는 무의식적인 관행이 곧 상징폭력의 교활한 전략이다.

<젠더의 조롱과 우울한 철학- 주디스 버틀러 읽기, 임옥희>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 남기기